‘쇄신’ 시급한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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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요원
2020-10-08

홍경한 미술 평론가 및 전시 기획자의 경향신문 칼럼입니다.

 

기사 (원문)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문화재단이 잇단 지원사업 논란에 휩싸였다. 얼마 전엔 추경으로 확보한 예산을 예술인들에게 로또식 ‘뽑기’로 배분해 비판을 받더니 현재는 사업 재심의를 벌이는 과정에서 선정자를 번복해 예술인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15일 서울문화재단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예술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엄정한 절차 아래 쓰여야 할 국고를 추첨으로 지원해 빈축을 샀다. 0번부터 9번까지 들어 있는 박스에서 세 명이 각각 하나씩의 공을 뽑고, 뽑힌 공이 연번과 일치하는 지원자들에게 ‘복불복’으로 혈세를 나눠준 것이다.

같은 달 28일엔 한 지원사업에 부적격 사유가 있는 심의위원이 포함되어 재심의를 벌이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 와중에 선정자와 탈락자가 바뀌고 말았다. 결격 심의위원의 점수를 제외한 나머지 위원의 심의 결과를 재집계한 후 최종 지원 대상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술인들에겐 충분한 설명 없이 고지됐다.

선정자 발표를 믿었다가 몇 시간 만에 결과가 뒤집히자 예술인들은 공정성과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일방적 행정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일부는 국민청원을 통해 심의위원 선정 및 심의 과정의 공정성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요청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재단은 10여일이 지난 10월6일 ‘재심의 경위 및 후속 조치 안내’라는 공지를 띄워 혼란에 대해 사과하며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예술가들의 분노는 이미 공동 대응을 운운할 만큼 심화된 상태였다.

문제는 서울문화재단의 경우 앞선 사례 외에도 그동안 여러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4월엔 지원 심사 결정을 일방적으로 연기해 예술가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고, 6월 재단 용역사업에서 발생한 ‘Y 성희롱’ 사건에선 김종휘 대표이사가 신고인에게 알리지 않고 가해자를 만난 것이 드러나 홈페이지에 반성의 글을 올리는 등 재단 안팎으로 조용할 날이 없었다.

이 밖에도 재단을 둘러싼 소음은 여럿 된다. 그때마다 사과와 반성을 내놨다. 하지만 그것도 한두 번이지, 이젠 서울문화재단에 대한 서울시의 관리 감독 강화와 근본적인 쇄신이 시급하다. 어설프고 원칙 없는 재단 정책 및 부재한 지원 철학에 대한 재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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