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미술 경매장에 방문했던 건 지금으로부터 약 10여 년 전이다.
당시 대학교를 재학하며 좋아하는 작가의 소식을 꾸준히 찾아보고 있었는데, 국내의 미술 경매에 그 작가의 작품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당시 미술 경매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고, 무엇보다 경매장에 대한 위화감이 먼저 들면서 ‘내가 그 자리에 가도 되는지’를 생각했던 것 같다. 걱정 반, 호기심 반으로 홈페이지에 회원가입을 하고 전화로 방문 예약을 했는데, 우려와 다르게 너무나도 친절했던 경매회사의 안내에 용기를 내고 평창동의 경매장까지 찾아갔다. 당시에도 미술 경매는 꾸준히 인기였지만, 지금처럼 대중화가 되기 전이었기에 쭈뼛거리며 들어갔던 기억이 난다. 비록 학생의 신분이라 억대의 작품을 구매할 능력은 안되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서로 차지하려고 했던 광경을 바라보는 것이 매우 흥미진진했다.
오늘날에는 그때보다도 더 쉽게 미술 경매에 대한 소식을 뉴스나 인터넷으로 접할 수 있다. ‘낙찰 최고가/ 신기록’에 집중하는 기사들이 대부분이지만, 기자의 의도대로 한동안 이슈가 되면서 경매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물론, 최고가에만 집중하는 이야기가 누군가에겐 경매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더 어렵게 만드는 이유가 되지만 말이다.
미술은 우리의 일상과 가깝게 있다. 그만큼 미술 경매도 활발하게 거래가 진행되며 미술에 대한 구매욕을 이끌고 있다. 누군 가에게는 가슴 뛰는 스릴과 탄식을, 또 다른 누군 가에게는 미술에 대한 흥미를 일으키는 ‘미술 경매 ‘란 무엇일까.